오늘은 제 아들 이야기를 또 해보려고 합니다.
아들이 알면 저 죽을 수도 있습니다.
표현이 너무 격했나요.
아버지로서의 위신이 없이 말입니다. 호호.
요즘 아들이 사춘기입니다.
그리고 저는 요즘 제 인생의 암흑기를 통과하고 있는 중이라 그런지, 혹시라도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SNS에 아이들 얼굴 공개, 실명 공개를 안 한 지도 꽤 되었습니다.
그래도 오늘 이야기는 심각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월드컵 시즌이기도 하고, 오늘이 또 아주 중요한 월드컵 2차전, 대한민국 대 멕시코의 경기가 있는 날이다 보니 괜히 아들 생각이 났습니다.
물론 제 아들이 태극전사는 아닙니다.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호호.
제 아들은 그냥 중학교 클럽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식 축구단도 아니고, 그냥 학교 축구부, 동네 축구입니다.
물론 제 눈에는 추후 조기축구계의 신성이 될 것 같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3.94kg으로, 41주 만에 아주 크게 태어난 녀석입니다.
지금은 벌써 키가 170cm가 넘고, 발 사이즈도 275mm가 넘고, 아주 근육질 몸매에 잘생겼습니다.
벌써 신부감 구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냥 아빠 눈에는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지금 신안으로 출장을 떠나는 중입니다.
그런데 괜히 아들 녀석 축구 시합 구경 갔던 생각도 나고, 출장지에서 어떻게 우리나라 축구를 보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신안에 도착해서 일을 시작하면 딱 그 시간이 축구 킥오프 시간일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정말 최악입니다. 흑흑.
그런데 제가 오늘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습니다.
누가 봐도 제 아들 축구 실력이 메시급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손흥민급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경기장만 가면 우리 아들이 골을 넣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아들 팀이 이길 것 같습니다.
패배에 대한 생각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한화이글스 야구팀을 보러 갈 때도 그렇습니다.
항상 이글스파크에 갈 때는 신납니다.
오늘은 이길 것 같습니다.
오늘은 타선이 터질 것 같습니다.
오늘은 투수가 인생투를 할 것 같습니다.
https://lydian21.tistory.com/m/169
그런데 경기가 패배로 끝나면요?
또 욕하고, 후회하고, 다시는 안 본다고 말합니다.
그러고는 또 다음 경기를 기다립니다.
오늘 대한민국 축구를 기다리는 제 마음이 딱 그렇습니다.
마치 아들이 뛰는 축구 시합을 기다리는 것 같은 초조함입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멕시코를 당연히 이기는 팀이었습니까.
우리가 언제부터 월드컵 16강을 당연히 가는 팀이었습니까.
그런데 이상하게 질 것 같다는 생각은 잘 안 듭니다.
중계를 보고 싶어 미치겠습니다.
아들은 오늘 우리나라가 이길 거라고 합니다.
이강인이 폼이 많이 올라왔고, 대전의 아들 황인범이 또 한 건 할 것 같다고 합니다.
아들의 예언은 2대 1 대한민국 승리입니다.
저는 속으로는 2대 0 승리를 원하면서도, 겉으로는 시크하게 말했습니다.
“비기면 다행이지.”
아빠라는 사람이 참 못됐습니다.
속은 누구보다 뜨거운데, 겉으로는 괜히 비아냥거립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자기 나라, 자기 팀, 자기 가족, 자기 편을 응원하게 되는 걸까요?
왜 사람은 승리를 원하고, 패배는 생각조차 하기 싫어할까요?
왜 아들 축구를 보면 아들이 골을 넣을 것 같고, 한화 경기를 보면 한화가 이길 것 같고, 월드컵을 보면 대한민국이 이길 것 같은 걸까요?
오늘은 이 질문을 조금 과학적으로 공부해 보려고 합니다.

1. 우리는 그냥 축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 편’을 보는 것입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는 가족, 학교, 지역, 직장, 교회, 국가, 응원팀 같은 여러 집단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집단을 통해 자신을 설명합니다.
“나는 대한민국 사람이다.”
“나는 대전 사람이다.”
“나는 한화이글스 팬이다.”
“나는 저 아이의 아버지다.”
이런 말들은 단순한 정보가 아닙니다.
내 정체성의 일부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뛰면, 사실 선수들이 뛰는 것인데도 이상하게 내가 뛰는 것 같습니다.
한화이글스가 이기면 내가 이긴 것 같고, 지면 내가 진 것 같습니다.
아들이 경기장에서 공을 차면, 아들이 뛰는 것인데도 제 심장이 같이 뜁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사회정체성과 관련해서 설명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속한 집단을 통해 자존감과 소속감을 느낍니다.
내가 속한 집단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 나도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지고, 내가 속한 집단이 이기면 나도 함께 올라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닙니다.
월드컵은 국가 정체성, 지역 감정, 세대의 추억, 가족의 대화, 친구들과의 기억이 한꺼번에 섞이는 거대한 감정의 장입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골을 넣는 순간, 우리는 선수 이름을 부르지만 사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렇게 외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해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그들이’가 아니라 ‘우리’입니다.
우리는 손흥민이 골을 넣었다고 말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우리가 넣었다고 느낍니다.
이강인이 패스를 하면 우리가 길을 열었다고 느끼고, 황인범이 중원에서 버텨주면 우리가 버틴 것처럼 느낍니다.
이것이 스포츠의 이상한 힘입니다.
분명히 나는 경기장에 있지 않습니다.
나는 공을 차지 않았습니다.
나는 전술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경기가 시작되면 어느새 내가 그 팀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2. 부모가 자녀 경기를 볼 때 더 흥분하는 이유
그렇다면 아들 축구 시합은 왜 더 특별할까요?
국가대표 경기도 떨리지만, 아들 경기는 또 다릅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중학교 클럽활동입니다.
프로 경기도 아니고, 국가대표 선발전도 아닙니다.
그런데 아빠 마음은 월드컵 결승전입니다.
아들이 공을 잡으면 갑자기 시간이 느려집니다.
아들이 달리면 상대 수비가 다 제쳐질 것 같습니다.
아들이 슛을 때리면 왠지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습니다.
물론 현실은 다를 수 있습니다.
공이 발에 잘 안 맞을 수도 있고, 패스가 끊길 수도 있고, 헛발질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의 눈에는 그 장면마저 특별합니다.
왜 그럴까요?
부모에게 자녀는 단순히 ‘한 명의 선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녀는 내 삶의 일부이고, 내 시간의 일부이고, 내 기도의 일부이고, 내 걱정의 일부입니다.
아이의 성장은 부모에게 자기 인생의 연장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 단순히 축구 실력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저 아이가 어릴 때 얼마나 크게 태어났는지,
처음 걸었을 때 얼마나 신기했는지,
언제 저렇게 키가 컸는지,
언제 발이 275mm가 넘었는지,
언제 사춘기가 와서 아빠 말을 짧게 대답하게 되었는지,
그 모든 시간이 한꺼번에 떠오릅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의 경기를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아들이 공을 잡으면 기대가 먼저 올라옵니다.
아들이 넘어지면 마음이 먼저 철렁합니다.
아들이 골을 넣지 못해도 아쉽고, 골을 넣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습니다.
부모의 응원은 실력 평가가 아니라 사랑의 반응입니다.
그래서 아빠는 압니다.
우리 아들이 메시급은 아니라는 것을.
손흥민급도 아니라는 것을.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생각합니다.
“오늘 한 골 넣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 마음이 바로 부모 마음입니다.
3. 사람은 왜 자기가 속한 팀이 이길 거라고 믿을까
사람에게는 낙관편향이라는 심리적 경향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좋은 일은 나에게 더 많이 일어날 것 같고, 나쁜 일은 나에게 덜 일어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경향입니다.
스포츠 팬에게도 이런 마음이 자주 나타납니다.
객관적인 전력, 상대 팀의 강점, 과거 전적, 부상자 상황을 냉정하게 따져보면 불안한 요소가 많습니다.
그런데 팬의 마음은 다르게 움직입니다.
“오늘은 다를 거야.”
“이번에는 이길 것 같아.”
“왠지 한 골 넣을 것 같아.”
“상대도 별거 아닐 수 있어.”
“우리 선수들 폼 올라왔잖아.”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이것이 꼭 바보 같은 생각은 아닙니다.
스포츠는 실제로 예측이 어렵습니다.
축구는 특히 그렇습니다.
강팀이 항상 이기지 않습니다.
90분 내내 밀리다가도 한 번의 역습, 한 번의 세트피스, 한 번의 실수로 결과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팬의 낙관은 완전히 허황된 망상이 아니라, 스포츠의 불확실성 위에 세워진 희망입니다.
문제는 그 희망이 너무 커지면 현실을 잘 못 보게 된다는 점입니다.
우리 팀의 장점은 크게 보이고, 약점은 작게 보입니다.
상대 팀의 약점은 크게 보이고, 장점은 작게 보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이런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길 수 있다”가 아니라
“이겨야 한다”가 되고,
“잘하면 이길 수도 있다”가 아니라
“질 리가 없다”가 됩니다.
그러다가 지면 충격이 큽니다.
왜냐하면 머릿속으로는 이미 이긴 경기를 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4. 승리를 함께 누리고 싶은 마음, BIRGing
스포츠 팬 심리를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개념 중 하나가 BIRGing입니다.
쉽게 말하면, 남의 성공을 내 성공처럼 느끼고 그 영광을 함께 누리려는 심리입니다.
우리 팀이 이기면 갑자기 말이 바뀝니다.
“대한민국이 이겼다”가 아니라
“우리가 이겼다”가 됩니다.
“한화가 이겼다”가 아니라
“우리가 이겼다”가 됩니다.
내가 직접 뛴 것도 아닌데, 내 어깨가 올라갑니다.
내가 골을 넣은 것도 아닌데, 하루 종일 기분이 좋습니다.
내가 감독도 아닌데, 전술이 맞았다고 뿌듯해합니다.
이것이 스포츠 팬의 즐거움입니다.
사실 이것 때문에 우리는 스포츠를 봅니다.
내 일상은 힘들고, 내 삶은 팍팍하고, 내 통장은 얇고, 내 몸은 피곤해도,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겨주면 잠깐이나마 내가 이긴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대한민국이 월드컵에서 이기면 온 국민이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평소에는 정치 이야기, 경제 이야기, 세대 차이, 지역 차이로 갈라져 있다가도 골이 들어가는 순간만큼은 같이 소리를 지릅니다.
“대한민국!”
그 순간만큼은 우리 모두가 한 팀입니다.
그래서 월드컵은 위험할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경기 하나가 사람의 하루 기분을 바꿉니다.
골 하나가 전국의 분위기를 바꿉니다.
승리 하나가 오래된 기억이 됩니다.
2002년을 아직도 이야기하는 이유도 그렇습니다.
그때 우리는 단순히 축구를 본 것이 아니라, 함께 이기는 감각을 경험했습니다.
5. 패배를 피하고 싶은 마음, CORFing
반대로 우리 팀이 지면 이상한 현상이 생깁니다.
방금 전까지 “우리”라고 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거리를 두기 시작합니다.
“아, 저 팀은 왜 저러냐.”
“감독이 문제다.”
“선수 정신력이 약하다.”
“내가 안 본다, 안 봐.”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CORFing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반사된 실패로부터 자신을 끊어내려는 심리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길 때는 우리 팀이고, 질 때는 저 팀이 되는 것입니다.
너무 웃기지만, 저도 그렇습니다.
한화가 이기면 “우리가 이겼다”고 합니다.
한화가 지면 “아휴, 쟤네 또 왜 저래”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이 이기면 “역시 우리나라”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이 지면 “전술이 문제네, 결정력이 문제네” 하면서 냉정한 해설가가 됩니다.
이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존감을 지키고 싶어 합니다.
내가 응원한 팀이 지면 내 판단도 틀린 것 같고, 내 기대도 무너진 것 같고, 내 하루도 손해 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잠깐 거리를 두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팬은 결국 다시 돌아옵니다.
욕하면서도 봅니다.
실망하면서도 봅니다.
안 본다고 말하면서도 경기 시간을 확인합니다.
이것이 팬의 숙명입니다.
6. 왜 우리는 패배를 생각하기 싫어할까
패배를 생각하기 싫어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패배는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스포츠에서의 패배는 조금 특별합니다.
내가 직접 실패한 것도 아닌데 감정이 흔들립니다.
왜냐하면 내가 그 팀에 마음을 맡겼기 때문입니다.
응원은 감정 투자입니다.
시간 투자입니다.
기대 투자입니다.
경기 전부터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투자합니다.
뉴스를 찾아보고,
라인업을 확인하고,
선수 컨디션을 상상하고,
예상 스코어를 말하고,
가족과 대화하고,
친구들과 농담하고,
중계 시간을 기다립니다.
그렇게 마음을 잔뜩 올려놓은 상태에서 패배를 맞으면 실망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경기 전에는 패배를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패배를 생각하면 기대의 즐거움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경기 전의 설렘도 스포츠가 주는 큰 즐거움입니다.
아들이 경기하기 전, 저는 이미 상상합니다.
아들이 공을 잡고, 수비를 제치고, 슛을 때리고, 골을 넣는 장면을 말입니다.
대한민국 경기를 앞두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강인이 날카롭게 패스하고, 황인범이 중원에서 버텨주고, 손흥민이 마무리하고, 골이 들어가는 장면을 상상합니다.
이 상상은 공짜 행복입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그래서 경기 전이 가장 행복할 때도 있습니다.
7. 스포츠 응원은 가족 대화의 좋은 소재가 됩니다
오늘 아들과 나눈 대화도 그렇습니다.
아들은 2대 1 대한민국 승리를 예언했습니다.
이강인의 폼이 올라왔고, 황인범이 또 한 건 할 거라고 했습니다.
저는 속으로는 2대 0을 원하면서도 겉으로는 비기면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화가 뭐 대단한 대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사춘기 아들과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점점 자기 세계로 들어갑니다.
부모와 대화가 줄어듭니다.
말을 걸어도 짧게 대답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스포츠는 신기하게도 대화의 문을 열어줍니다.
“오늘 누가 이길 것 같아?”
“이강인 어때?”
“황인범 잘하지?”
“스코어 몇 대 몇 예상해?”
이런 가벼운 질문들이 관계를 이어줍니다.
아빠가 인생의 무거운 조언을 하려고 하면 아이는 부담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 이야기는 다릅니다.
축구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생각이 나오고, 성격이 나오고, 취향이 나오고, 아이의 마음도 조금 보입니다.
아들이 2대 1 승리를 예언했다는 것은 단순한 스코어 예측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아들의 기대, 자신감, 축구를 보는 눈,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마음이 들어 있습니다.
저는 그게 참 좋았습니다.
8. 내 팀을 응원하는 마음은 비합리적이지만, 인간적입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스포츠 팬의 마음은 늘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전력 분석보다 감정이 앞설 때가 많습니다.
상대 팀의 강점보다 우리 팀의 가능성을 더 크게 봅니다.
불리한 데이터보다 좋은 기억 하나를 더 믿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인간입니다.
사람은 계산기처럼 살지 않습니다.
사람은 마음으로 삽니다.
우리가 자녀를 사랑할 때도 그렇습니다.
객관적으로만 보면 우리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 눈에는 다릅니다.
내 아이는 특별합니다.
내 아이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 아이는 언젠가 해낼 것 같습니다.
스포츠 응원도 비슷합니다.
내 나라니까 더 믿고 싶습니다.
내 팀이니까 더 기대하고 싶습니다.
내 지역 선수니까 더 자랑스럽습니다.
대전의 아들 황인범이라는 말도 그래서 더 반갑습니다.
나와 직접 아는 사이가 아니어도, 같은 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 괜히 마음이 갑니다.
이것이 소속감입니다.
소속감은 사람을 움직이게 합니다.
소속감은 사람에게 힘을 줍니다.
소속감은 때로는 비합리적인 기대를 만들지만, 동시에 삶을 견디게 하는 에너지가 되기도 합니다.
9. 그래도 건강한 응원이 필요합니다
물론 응원에도 선이 필요합니다.
내 팀이 이기길 바라는 마음은 좋지만, 상대를 혐오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건강한 응원이 아닙니다.
선수가 실수했다고 인신공격을 하거나, 감독을 조롱하거나, 상대 국가를 무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스포츠는 승패가 있는 경기입니다.
이기면 기쁘고, 지면 아쉽습니다.
하지만 패배했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무대입니다.
상대도 강하고, 우리도 준비합니다.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받아들이고, 다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 스포츠의 본질입니다.
부모가 아이 경기를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들이 골을 넣으면 좋습니다.
하지만 골을 못 넣어도 괜찮습니다.
팀이 이기면 좋습니다.
하지만 져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뛰었다는 것,
도전했다는 것,
팀 안에서 함께 움직였다는 것,
넘어져도 다시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국가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기면 온 국민이 기뻐하겠지만, 설령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선수들이 흘린 땀과 노력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응원은 사랑이어야지, 폭력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10. 오늘 저는 또 속아보려 합니다
오늘 대한민국 대 멕시코 경기.
저는 신안 출장길에 있습니다.
일이 시작되면 딱 킥오프 시간일 것 같아서 마음이 괜히 조급합니다.
머리로는 압니다.
멕시코가 쉬운 팀이 아니라는 것.
월드컵에서 어떤 경기도 당연한 승리는 없다는 것.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16강을 당연히 가는 팀은 아니었다는 것.
그런데 마음은 또 다릅니다.
왠지 이길 것 같습니다.
왠지 한 골 넣을 것 같습니다.
왠지 오늘은 뭔가 해낼 것 같습니다.
아들이 말한 2대 1 승리 예언도 괜히 믿고 싶습니다.
저는 속으로 2대 0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비기면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참 이상한 아빠입니다.
참 이상한 팬입니다.
참 이상한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이 있어서 스포츠가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결과를 모르기 때문에 기다리고,
기대가 있기 때문에 떨리고,
소속감이 있기 때문에 함께 외치고,
사랑하기 때문에 실망도 하는 것입니다.
아들 축구 시합을 기다리는 마음이나,
한화이글스 경기를 보러 가는 마음이나,
대한민국 월드컵 경기를 기다리는 마음이나,
결국 뿌리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내 편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
그 마음 하나입니다.
오늘도 저는 조용히 기대해 봅니다.
이강인이 번뜩이고,
황인범이 버텨주고,
손흥민의 대한민국이 멋지게 싸워주기를.
그리고 가능하다면,
아들의 예언처럼 2대 1 승리.
아니, 솔직히 말하면 2대 0 승리.
대한민국 파이팅입니다.
☆알립니다☆
※ 본 글은 개인의 상황과 생각을 바탕으로 일반적 정보 해석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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