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도전기

[첫 쿠팡 알바 체험기 1] 도망치다 다시 눌렀다, 쿠팡 알바 신청 버튼

싸싸사 2025. 12. 1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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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라는 시간이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다.

나는 아직도
완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회사에 나가 일은 하고 있지만
예전 같은 편안함은 없고,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도 없다.

퇴직금은 이미
빚을 갚는 데 다 쏟아부었고,
실업급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수급이 어렵게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조만간 아내가
또 한 소리 할 것만 같다.
아이들도 점점
살이 빠지는 것처럼 보인다.

냉장고는
이제 정말 파먹을 것도 없다.


아무리 내가 굶어도…
아무리 내가 돈을 안 써도…
아무리 가족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도…

이건
이제 수습이 안 되는 상황이다.


회사에서 멍하니 앉아 있다가
눈을 딱 감았다.

그리고
며칠 전에 왔던
쿠팡 알바 신청 카톡을 다시 찾았다.

아무것도 따져보지 않고
토요일 주간조를 눌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많은 셔틀버스 정거장 중에
우리 집 앞 정류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하나님이 이제 핑계 대지 말라고
셔틀버스까지 보내 주셨구나.”

아멘.


신청 완료.

이제
출근 예정 카톡만 기다리는데
도통 오지를 않는다.

오늘 오는 건가…
내가 나이가 많아서 불합격인가…
지난번 취소해서 불이익이 생긴 건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쿠팡마저 안 되면
난 정말 할 수 있는 알바가
하나도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하루가 지나고
거의 포기하고 있을 때쯤
드디어 카톡이 왔다.

“쿠팡 ○○캠프 2 소분 3 알바 하시겠습니까?”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눌렀다.

“네. 합니다.”
아니, 마음속으로는
“네네네네… 제발 시켜 주세요…”였다.

이 순간은
한화 이글스 우승보다도
더 기뻤다.

진짜 로또 1등 된 기분이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용기 내어 아내에게 카톡을 보냈다.

“나 이번 주 토요일에 쿠팡 가.”

사실…
아내에게
신청했다는 말도 안 했었다.

혹시 떨어질까 봐…
혹시 또 도망칠까 봐…

그런데 아내는
놀라지도, 기뻐하지도 않고
짧게 한 마디만 보냈다.

“응.”

서운하지는 않았다.
답장이라도 해 준 아내에게
그저 고맙고, 미안할 뿐이다.


그날부터
나는 쿠팡 알바를 폭풍 검색하기 시작했다.

검색어는 당연히
“쿠팡 ○○캠프 2 소분 3 알바”

생각보다
깔끔하다, 할 만하다,
셔틀버스 있다,
물량 많지 않다는 글도 많았다.

이 와중에도
편한 걸 찾는 내 자신이 밉지만
솔직히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혹시 사고 나지는 않을까…
몸 다치진 않을까…
이상한 데 끌려가는 건 아닐까…

그러다 또 한편으로는
열심히 하면 정규직 되는 거 아닐까,
나중에 높은 자리 가는 거 아닐까…
같은 말도 안 되는 상상도 해 본다.


출근 날이 다가올수록
두려움은 더 커진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다시
내가 나에게 말한다.

“아니, 무조건 해야 돼.”
“죽는 것보다 낫잖아.”
“게다가 돈을 주잖아.”
“땀 흘려 번 돈이잖아.”

그리고…
나에게는 여전히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하나님도 계신다.


나는 지금,
남들이 다 한다는
평범한 쿠팡 알바 하나를 앞두고도
이렇게 겁을 먹고 있다.

그래도…
도망치지는 않았다.

이번엔
정말로
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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