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회복의 기록

회사를 내려놓기로 한 날 – 책임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싸싸사 2025. 12. 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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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회사 대표님께 긴 편지를 보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무거운 글이었고, 동시에 더 이상 피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동안 나는 내 문제를 혼자 끌어안고 버티기만 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거라 믿었고, 버티기만 하면 어떻게든 넘어갈 수 있을 거라 착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빚은 줄지 않았고, 책임은 더 커졌고, 관계는 점점 왜곡되어 갔다.

지금의 나는 당장 모든 빚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아내가 결혼 전부터 모아온 적금과 보험, 결혼 예물, 아이들 돌반지까지 정리해서
보험대출, 일부 신용대출, 카드결제금은 겨우 정리했다.
이자라도 줄여보자는 선택이었고, 그 선택 앞에서 나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은
아파트 대출, 개인 채무, 그리고 회사와 관련된 문제들이다.
아파트는 처분할 계획이지만, 그래도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 사는 집을 정리하면 당장 거처도 불안정해진다.
부모님과 가족들에게도 모두 사실대로 말씀드렸고,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도 숨기지 않았다.

가장 힘든 건,
내가 저지른 일로 인해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이 함께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현실을 마주할수록 숨고 싶었다.
하지만 더 이상 피하는 것이 답이 아니라는 것도 분명해졌다.

그래서 나는 결정을 내렸다.
나는 더 이상 회사에 남아 근무하지 않기로 했다.

인수인계는 책임지고 하되,
12월까지만 행사지원 업무를 마무리하고 회사를 떠나기로 마음을 정리했다.
나는 더 이상 사무실에 앉아
예전처럼 “괜찮은 사람인 척, 열심히 사는 척” 할 자신이 없다.
그렇게 버티는 것은 또 다른 도피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낮에는 택배, 밤에는 대리운전, 어떤 일이든 하면서 몸으로 빚을 갚는 삶을 선택하려 한다.
느릴지라도, 작을지라도, 도망치지 않고 한 발씩 가는 방법밖에는 남아 있지 않다.

회사를 떠나는 결정을 하면서
가장 마음이 아픈 건,
대표님의 마음과 그동안 함께해 온 시간들이다.
그 기대와 신뢰 앞에서 나는 너무 부족했고, 충분하지 못했다.
그 사실을 이제야 정면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오늘 이 글은 변명이 아니다.
동정도 아니다.
나 스스로에게 남기는 기록이자, 도망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나는 오늘 회사를 내려놓았다.
대신 책임을 짊어지기로 선택했다.

두렵다.
막막하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거짓으로 버티지 않고, 현실 위에서 다시 시작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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